전월세 계약서를 잃어버렸을 때, 무조건 새로 계약서를 써야 할까?


전세나 월세 계약을 하고 몇 달이 지나면 계약서를 거의 꺼내볼 일은 없어요.

그러다 계약기간을 확인해야 하거나, 보증금 반환 이야기를 해야 하거나, 월세 세액공제를 준비하면서 계약서를 다시 찾게 되는데요

그런데 서랍에도 없고 휴대전화에 찍어둔 사진도 없고...

이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어요.

“계약서를 잃어버렸으면 다시 작성해야 하나?”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처음 계약했던 날짜와 금액을 그대로 적고 도장만 다시 찍으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월세 계약서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새 계약서를 다시 작성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존 계약서 사본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 계약서를 써야 하는 상황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구분해야 해요.


계약서만 잃어버렸다면 보통은 새로 쓰지 않아도 돼요

가장 흔한 상황부터 볼게요.

계약내용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고 단순히 세입자가 가지고 있던 종이 계약서만 없어졌습니다.

이 경우라면 새 계약을 다시 체결할 이유부터 찾기보다는 기존 계약서 사본을 확보하는 게 먼저예요.

부동산을 통해 계약했다면 계약했던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먼저 문의해보세요.

현행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작성한 거래계약서를 5년 동안 보존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제가 당시 계약서를 분실했는데 보관 중인 계약서 사본을 받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는 게 가장 간단해요.

계약했던 중개업소가 폐업했다고 바로 포기할 필요도 없어요. 국토교통부의 기존 법령해석에서도 폐업이나 사무소 이전만으로 이미 발생한 거래계약서 보존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집주인이 가진 계약서 사본만 있어도 새 계약을 만들 필요는 없어요

부동산에서 계약서 사본을 받기 어렵다면 집주인에게 확인해보세요.

집주인도 계약 당시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받아갔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때는

“계약서 다시 하나 만들죠.”

라고 하기보다,

“당시에 작성했던 계약서 전체를 사진이나 스캔본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라고 요청하는 게 좋아요.

특히 특약사항이 있다면 앞장만 받으면 안 됩니다.

보증금과 계약기간은 기억하고 있어도

수리비 부담,
계약 종료 조건,
반려동물이나 원상복구,
관리비 관련 특약

같은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서로 기억이 달라질 수 있어요.

기억을 맞춰 새 계약서를 만드는 것보다 그때 작성한 서류를 찾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확정일자가 찍힌 계약서를 잃어버렸어도 바로 다시 쓸 필요는 없어요

이 부분에서 많이 불안해해요.

“확정일자 받은 계약서까지 잃어버렸는데 다시 계약서를 쓰고 확정일자도 다시 받아야 하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임대차계약서를 분실하거나 멸실했더라도 확정일자부 등을 통해 기존 확정일자를 받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즉,

계약서 분실 = 기존 확정일자 효력 자동 소멸

은 아니에요.

그래서 예전에 확정일자를 받아둔 계약서를 잃어버렸다면 새 계약서를 먼저 작성하기보다 기존 확정일자 기록을 확인하고 기존 계약서 사본을 확보하는 순서가 더 중요해요.


그러면 어떤 경우에는 계약서를 다시 쓰는 게 좋을까요?

여기서부터가 이번 글의 핵심이에요.

단순히 종이를 잃어버린 경우와 달리 계약내용 자체가 달라졌다면 새 계약서나 변경 내용을 남기는 문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금이 8천만원에서 9천만원으로 올랐다고 해볼게요.

이건 기존 계약서를 잃어버린 문제와는 전혀 달라요.

실제로 보증금이라는 계약조건이 바뀐 것이기 때문입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계약기간 중이나 재계약·갱신 과정에서 보증금을 증액했다면 증액된 금액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증액분에 대해 다시 확정일자를 받아야 우선변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경우라면 새로운 계약내용을 문서로 남기는 게 중요합니다.

보증금뿐만 아니라 월세, 계약기간, 중요한 특약처럼 당사자가 실제로 기존 계약조건을 변경하기로 합의한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이때는 잃어버려서 새로 쓰는 계약서가 아니라 변경된 계약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계약서라고 생각하면 돼요.


계약서가 아무 데도 남아 있지 않다면 다시 작성할 수도 있어요

조금 더 난감한 경우도 있어요.

계약했던 부동산은 찾을 수 없고, 집주인도 계약서를 잃어버렸고, 세입자에게도 사본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계약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보증금 송금내역이나 월세 이체내역, 문자와 카카오톡, 임대차신고 기록, 확정일자 기록처럼 계약관계를 보여주는 자료가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실제로 어느 기관에 계약증서를 제출해야 하거나 당사자 모두 계약내용을 다시 문서로 남길 필요가 있다면 당사자끼리 계약내용을 확인해 재작성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어요.

법무부의 확정일자 업무자료에도 계약서를 분실한 뒤 다시 작성한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가 안내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새로 작성한 계약서가 잃어버린 옛 계약서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24년에 계약했는데 2026년에 계약서를 다시 만들었다고 해서 2024년 확정일자를 새 종이에 다시 찍어주는 식으로 처리되는 건 아니에요.

이미 받은 확정일자가 있다면 그 기록을 따로 확인해야 하고, 새로 작성한 문서에는 기존 계약을 확인하기 위해 재작성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남기는 게 좋아요.


다시 쓴다면 날짜를 과거로 돌려 적으면 안 돼요

계약서를 잃어버리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쉬워요.

“처음 계약한 게 2024년 5월이니까 계약서도 그냥 2024년 5월 날짜로 다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단순하게 처리하는 건 피하는 게 좋아요.

확정일자는 그 날짜에 해당 계약증서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확인하는 제도예요. 그래서 과거 날짜를 임의로 다시 만들어 확정일자의 우선순위를 되돌리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작성해야 한다면 오히려 문서에

2024년 5월 1일 체결한 기존 임대차계약서를 분실하여 기존 계약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2026년 9월 15일 재작성함

처럼 원래 계약일과 현재 재작성일을 구분해서 남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어요.

그리고 보증금, 월세, 계약기간, 특약은 당시 계약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대조해야 합니다.


기존 확정일자가 있다면 새 계약서 때문에 오히려 헷갈리지 않게 하세요

예를 들어 최초 계약서에는 보증금 1억원과 확정일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계약서를 잃어버렸다고 2년 뒤 집주인과 1억원짜리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고 새로운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그러면 처음 계약했던 시점의 확정일자와 새 계약서에 찍힌 확정일자의 의미가 같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기존 확정일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기록으로 증명된다면 그 기존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고, 새 계약서에 새로 받은 확정일자가 과거 확정일자를 대신해서 같은 날짜로 소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래된 전세계약이나 보증금이 큰 계약이라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기 전에 기존 확정일자 기록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아요.


이렇게 구분하면 어렵지 않아요

계약서를 잃어버렸을 때 가장 먼저 질문해보세요.

“계약서 종이만 없어진 건가, 아니면 계약내용 자체가 바뀐 건가?”

종이만 없어진 거라면 새 계약을 만들기보다 기존 사본을 찾는 게 먼저예요.

중개업소 사본이나 집주인이 가지고 있는 계약서, 확정일자 기록과 임대차신고 기록을 확인하면 됩니다.

반대로 실제로 보증금이나 월세가 바뀌었거나 계약기간·특약을 새로 합의했다면 바뀐 내용을 계약서로 남기는 게 필요해요.

그리고 아무도 기존 계약서를 가지고 있지 않아 부득이하게 다시 작성한다면 처음부터 새 계약을 체결하는 것처럼 작성하지 말고, 기존 계약을 확인하기 위해 재작성한 문서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는 게 좋아요.

계약서 한 장을 잃어버렸다고 계약관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급하게 새 계약서를 만드는 것보다 원래 계약이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복원하는 게 더 중요해요.


공식 확인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주택임대차 보증금 보호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를 잃어버렸더라도 확정일자 기록을 통해 기존 확정일자 부여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기준을 확인할 수 있어요.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2조
개업공인중개사의 거래계약서 보존기간이 현재 5년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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