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살던 집주인이 바뀌었다면, 새 계약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전전세로 살고 있는데 부동산에서 연락이 옵니다.

“집이 팔렸어요. 새 집주인으로 계약서 다시 쓰시면 됩니다.”

말만 들으면 단순해 보여요. 집주인 이름만 바꾸면 될 것 같기도 하죠.

그런데 막상 새 계약서를 받아보면 고민이 생깁니다.

계약 날짜도 오늘 날짜로 다시 써야 하나?
계약기간도 처음부터 다시 적어야 하나?
기존 확정일자는 어떻게 되는 거지?
예전 계약서는 이제 필요 없는 걸까?

여기서 가장 먼저 알아둘 게 있어요.

집주인이 바뀌었다고 기존 전세계약을 없애고 처음부터 새 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대항력을 갖춘 임차주택이 매매되면 새 소유자는 법에 따라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해요. 임차인의 동의를 받아야 승계되는 것도 아니고, 새 계약서를 작성해야만 승계가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다시 쓴다면 중요한 건 ‘새 계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계약을 새 집주인이 그대로 승계했다는 사실을 남기는 것’이에요.


계약서를 쓰기 전에 새 집주인부터 확인하세요

새 계약서를 들고 바로 도장을 찍기 전에 등기사항증명서부터 다시 보는 게 좋아요.

새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과 현재 등기부상 소유자가 같은지 확인하는 거예요.

특히 매매계약은 끝났는데 아직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지 않은 시점이라면 조금 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어요.

“곧 새 집주인이 될 사람이니까 그냥 쓰면 되겠지.”

하고 넘어가기보다 현재 누가 소유자인지, 소유권 이전이 실제로 완료됐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해요.

계약 상대방이 등기명의인이 아닌 사람이라면 대리권이나 위임 여부까지 확인해야 해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주택임대차계약을 할 때 등기사항증명서의 실소유주를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집주인만 바뀌었다면 계약조건은 그대로 두는 게 핵심이에요

단순히 소유자가 A에서 B로 바뀐 것뿐이라면 새 종이에 적을 내용도 그 취지에 맞아야 해요.

예를 들어 기존 계약이

보증금 1억 원
2025년 3월 1일~2027년 2월 28일
별도의 월세 없음

이었다고 해볼게요.

2026년 9월에 집이 팔렸다고 해서 새 계약서의 임대차기간을

2026년 9월~2028년 9월

처럼 다시 시작해버리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단순한 임대인 변경 확인이 아니라 임대차기간 자체를 새로 합의한 것처럼 보일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기존 조건을 그대로 승계하려는 목적이라면 보증금, 기존 임대차기간, 월세, 특약을 기존 계약서와 하나씩 비교하는 게 중요해요.

집주인 이름만 바뀌는 건지, 다른 내용까지 슬쩍 달라지는 건지 확인하는 거죠.


가장 중요한 건 특약에 ‘승계’라는 사실을 남기는 거예요

이 부분이 이번 글의 핵심이에요.

새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기로 했다면 단순히 임대인 이름만 바꾸기보다, 기존 계약을 승계하는 문서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적어두는 게 좋아요.

예를 들면 이런 취지로 작성할 수 있어요.

본 계약은 2025년 3월 1일 임대인 A와 임차인 B가 체결한 기존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주택의 소유권 이전으로 새 소유자 C가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음을 확인하기 위해 작성한다. 기존 임대차의 보증금, 임대차기간 및 특약사항은 종전 계약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이건 법에서 정한 의무 문구는 아니에요.

하지만 나중에 계약서를 봤을 때 “새로운 전세계약을 맺은 건지, 기존 계약을 그대로 이어받은 건지” 헷갈리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기존 계약서의 작성일도 특약에 함께 적어두면 두 계약서를 연결해서 보기 훨씬 쉬워집니다.


새 계약서를 쓰는 날짜와 임대차 시작일은 같은 게 아니에요

여기서 꽤 많이 헷갈릴 수 있어요.

새 집주인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날이 2026년 9월 15일이라고 해서 기존 임대차까지 9월 15일부터 시작하는 건 아니에요.

종이에 새로 서명한 날짜와 기존 임대차기간은 서로 다른 문제예요.

단순히 임대인 변경 사실을 확인하는 목적이라면

작성일은 현재 날짜

로 남길 수 있어도,

기존 임대차기간은 원래 계약기간과 연결되도록 작성하는 게 자연스러워요.

그리고 특약에 원래 계약일과 승계 사실을 같이 남기면 훨씬 분명해집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새 날짜로 계약기간까지 다시 써버리면, 나중에 갱신이나 계약 종료 시점을 놓고 서로 다른 말을 할 수 있어요.


새 집주인이 “그냥 완전히 새 계약서로 씁시다”라고 한다면?

이 말을 들으면 한번 멈춰보는 게 좋아요.

새 계약서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에요.

중요한 건 왜 새로 쓰는지예요.

단순히 임대인이 바뀐 것을 정리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보증금도 바꾸고,
계약기간도 다시 정하고,
특약도 새로 넣으려는 것인지

먼저 구분해야 해요.

후자라면 더 이상 집주인 변경 확인 정도의 문제가 아니에요.

새로운 계약조건에 합의하는 문제가 됩니다.

그러니 “주인이 바뀌었으니 그냥 여기 도장 찍으세요”라는 말만 듣고 서명하기보다 기존 계약서를 옆에 놓고 한 줄씩 비교해보세요.


특히 보증금을 올린다면 새 집주인 이름만 바꾸는 것과는 전혀 달라요

집주인이 바뀐 김에 이런 말을 할 수도 있어요.

“기존 보증금 1억 원에서 1억1천만 원으로 올리고 계약서도 새로 쓰죠.”

이때부터는 단순한 승계가 아니에요.

1천만 원이라는 새로운 보증금이 추가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에는 추가 금액을 보내기 전에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확인해보는 게 중요해요.

처음 계약했을 때는 없던 근저당권이 그 사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보증금을 증액했다면 그 증액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약내용을 남기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우선변제권을 확보할 수 있어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증액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임대차계약서와 확정일자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전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고 해서 나중에 올려준 1천만 원까지 자동으로 예전 순위에 들어가는 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해요.


기존 계약서는 새 계약서를 썼어도 버리면 안 돼요

이건 꼭 남겨둘게.

새 집주인과 새 종이에 서명했다고 기존 계약서를 없애버리면 안 돼요.

기존 계약서는

처음 계약한 날짜,
처음 보증금,
기존 임대차기간,
기존 특약,
확정일자

를 보여주는 자료예요.

특히 새 계약서를 기존 계약의 승계 확인 목적으로 작성했다면 오히려 두 계약서를 같이 보관해야 흐름이 완성돼요.

새 집주인이나 중개업소에서

“새 계약서 있으니까 이전 것은 필요 없습니다.”

라고 하더라도 원본은 세입자가 계속 가지고 있는 게 좋아요.

복사본이 필요하면 복사본을 주면 됩니다.


확정일자도 새 집주인 이름으로 다시 받아야 할까요?

집주인만 바뀌고 기존 계약조건을 그대로 승계하는 상황이라면 기존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를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먼저예요.

집주인이 변경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확정일자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니에요.

다만 이번 기회에 보증금을 올리거나 계약내용을 변경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보증금 증액분은 새로 확정일자를 받아야 그 증액분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확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집주인만 변경 → 기존 계약 승계

와

집주인 변경 + 보증금·기간 변경 → 새로운 계약조건 발생

을 같은 문제로 생각하면 안 돼요.


결국 계약서에서 봐야 할 건 집주인 이름 하나가 아니에요

집이 팔렸다는 말을 들으면 새 집주인 이름부터 신경 쓰이죠.

그런데 실제로 계약서를 다시 쓸 때 더 중요한 건 기존 계약과 무엇이 달라졌는지예요.

집주인만 바뀌었다면 굳이 기존 계약을 없애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이유가 없습니다.

새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기존 계약을 승계한다는 점, 원래 계약기간, 보증금과 특약이 그대로라는 점

이 드러나게 만들어두는 편이 좋아요.

그리고 기존 계약서는 반드시 같이 보관하세요.

반대로 보증금이나 계약기간이 바뀐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집주인 변경 문제가 아닙니다.

새 조건에 동의해도 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에요.


공식 확인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법적 근거를 확인할 수 있어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임대인의 지위 승계 / 보증금 증액
새 집주인에게 임대인의 권리·의무와 보증금 반환채무가 승계되는 기준, 보증금을 올렸을 때 증액분의 확정일자가 필요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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